외국산 저가 제품, ‘우회 수출’ 급증… 관세청 적발 건수 13배 증가

올 들어 외국산 저가 물품을 국산으로 둔갑시켜 수출하는 일명 ‘우회 수출’ 사례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관세청은 올해 1~8월 3569억원 규모의 우회 수출을 적발했다고 12일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13% 증가한 수치이며, 적발 건수도 20건으로 지난해 8건 대비 150% 늘었습니다.

관세청은 최근 중국, 베트남 등 국가에 부과되는 미국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관세가 낮은 국산으로 원산지를 속여 우회 수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세관에는 ‘외국산’으로 신고하고, 미국 세관에는 조작된 원산지 증명서를 제출하는 방식입니다.

최근 적발 사례를 보면, 관세청은 지난달 금 가공제품 2839억원 규모의 원산지 증명서를 한국산으로 허위 조작해 미국으로 수출한 7개 업체를 적발했습니다. 이들 업체는 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산 제품에 부과되는 미국 고율 관세를 회피하려 했습니다.

또 일부 업체는 외국 기업이 국내에 설립한 현지법인을 이용해 국내로 물품을 수입한 뒤 단순 포장만 변경하는 방식인 ‘상표 바꿔 달기’를 통해 원산지를 국산으로 둔갑시키기도 했습니다.

관세청은 미국 무역협정법에 따라 미국에 납품할 수 없는 베트남산 방수포 137억원 상당의 원산지 증명서를 한국산으로 조작해 미국으로 우회 수출한 업체도 지난 7월 적발했다고 밝혔습니다.